♤조현신경정신과♤


:: 정신과 약을 먹으면 중독되서 끊지를 못하나?
조현 (2005-08-06 12:59:30, Hit: 12485, Vote: 935)
  정신과 진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와 보호자가 흔히 묻는 질문 중에 하나가 ‘약을 먹기 시작하면 중독이 돼서 평생 먹어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중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약 중에는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중독을 초래하는 약이 있어서 함부로 약을 먹게 되면 정말로 중독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을 수가 있다. 이런 상태를 정신과에서는 ‘약물의존증’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술에 중독된 사람들의 정신과 진단명은 ‘알콜의존’이라고 한다. 알콜의존은 정신과에서 치료하는 대표적인 정신질환인 것이다. 정신과 의사들은 중독을 초래하는 약물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또 그럴 때는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이다. 따라서 정신과 의사가 환자에게 약을 줄 때 아무렇게나 주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환자 상태에 맞춰 적절한 약을 선택해서 주기 때문에 약물 중독에 대해서는 걱정을 전혀 안 해도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병원에 내원하여 몇 차례 약을 복용한 환자들은 한번쯤은 ‘내가 약을 먹는 것에 중독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많이 한다. 왜 그럴까 ?
  첫째는 주변 사람들의 잘못된 조언 때문이다. 실제로 정신과 약물을 복용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 혹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약을 중단했던 사람들이 치료를 열심히 받고자 하는 환자에게 엉뚱한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정신과 약을 먹으면 중독된다 또는 멍청해진다는 식으로. 하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정신과에 대한 안 좋은 편견을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환자에게 그릇된 판단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치료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안타까운 경우라 하겠다.
  둘째는 스스로 증상 변화를 시험해 본다는 것이다. 고생하던 증상이, 예를 들면 불안하던 마음이 없어져서 편해진 경우에, 약 때문에 좋아졌다는 생각만 들기 때문에 약을 안 먹으면 다시 불안한 증상이 생길까봐 미리 걱정을 한다. 그래서 약 없이 견딜 수 있는지 시험을 해 보기도 한다. 약 중단 후 다시 증상이 생기면 ‘약을 끊을 수가 없구나, 약에 중독이 되었나보다’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증상이 다시 생기는 것은 약에 중독된 때문이 아니라 병이 완쾌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이다. 적절한 기간 동안 충분히 약물 치료를 하고나면 약물을 중단해도 재발하지 않는다. 약을 안 먹어도 된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병이 고쳐졌기 때문인 것이다. 약 복용을 스스로 중단하는 것, 시험해 보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환자의 경우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라서 좋다는 것은 뭐든지 하고 싶겠지만 치료하는 의사를 믿는 마음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도움을 주겠다는 의사가 환자를 약물중독자로 만들기야 하겠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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