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신경정신과♤


:: 신경정신과는 미친 사람만 가는 곳인가?
조현 (2004-11-07 17:33:35, Hit: 9541, Vote: 860)
다음은 인터넷신문 기자가 쓴 글을 인용하였습니다.
신경 정신과를 '미쳤다' 혹은 '돌아이'라는 말과 연결시키는 것은 크게 선입견을 갖고 있다는 말하고 같습니다.
일반인들이 점차 신경정신과에서 하는 일을 정확하게 알았으면 하면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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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출산한 지 한 달 남짓 된 사촌동생을 만난 저는 출산의 기쁨 대신 극심한 산후 우울증을 겪고 있는 그녀를 데리고 병원을 찾아야 했습니다.

"모르겠어. 그냥 계속 눈물만 나고, 아기를 봐도 기쁘기는커녕 걱정이 앞서고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내가 왜 이러나 한심한 생각도 들고…. 그냥 몸도 마음도 전 같지 않고…. 내가 정말 '엄마'를 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어. 난 왜 이러지? 우리 아기가 불쌍해. 산후우울증이라고 들어보긴 했지만 이런 건 줄은 몰랐어. "

끝도 없는 걱정으로 잠조차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는 그녀에게 의사는 의외로 가벼운 처방을 해주었습니다.

"너무 걱정하실 거 없어요. 베이비 블루스라고도 하는 산후우울증 증세인데 초산인 경우에 좀더 심할 수 있구요…. 보통 우울증하고는 다른 겁니다. 산후에 급격히 일어나는 호르몬 변화 때문에 감정조절기능이 약해져서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에요.

다른 치료보다는 남편을 비롯한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위로와 격려가 도움이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히 좋아지실 거구요. 만약 한두 달 이상 계속되면 그 때 다시 병원에 오세요. 지금 환자 분은 마음이 아픈 상태예요. 머리가 아프거나 배가 아플 때 약을 먹는 것처럼 약을 먹으면 얼마든지 나을 수 있습니다."

혼자서 고민하던 동생은 누구에게나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증상이라는 의사의 조언에 상당한 위로를 받았고 병원을 찾길 잘했다며 가벼워진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시어머니의 절친한 친구이신 조아무개 할머니는 한국 여성의 전형적 화병증후군에서 시작된 우울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 치매 초기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경우입니다.

조 할머니는 요즘 들어 악몽에 시달려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거나 심한 경우 환영이나 환청까지 듣는 등 증세가 심해졌지만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하고 혼자만 고민하셨습니다. 심한 건망증과 무력감에 빠진 상태에서 주변 도움으로 병원을 찾은 할머니는 치료 한 달이 된 지금 전과 달리 잠도 잘 주무시고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통증도 많이 사라졌다고 하십니다.

이런 할머니의 증상에 정신과전문의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대부분 한국 어머니들은 화병 증세를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무조건 참는 것이 최고다. 나 하나만 희생하면 된다. 그러다가 늙고 힘이 없어지면 자신의 존재감이 없어지고 지난 세월에 대한 후회와 배신감 등으로 우울증에 빠지게 되죠.

하지만 병원에 오시는 것은 극히 두려워하세요. 여기에는 '정신과는 미친 사람이 가는 거다'라는 잘못된 인식이 큰 몫을 합니다. 특히 노인성 우울증은 치매를 불러오거나 자살로 이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의사는 또 노인성 우울증과 늘어가는 노인 자살율과의 연관성을 강조하며 노인들의 자살율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노인들의 정신건강을 정기적으로 관리해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IMF 때보다 더 어려운 현실이라는 요즘 병원 찾는 중년 직장남성들을 보면 회사에서는 후배들로부터 강한 견제와 퇴직 압력을 받고 가정에서는 자녀들과 아내에게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본다. 그러다 보니 더욱 일에 매달리게 되고 과로에서 오는 만성피로는 결국 우울증으로 발전해 체력 저하와 함께 성관계까지 자신이 없어지는 등 모든 일에 의욕을 잃게 되는 것이다"라며 40대 이후 중년 남성들이 겪는 우울증에 대해 가볍게 넘기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

또 신경정신과 치료에 대한 편견에 대해서도 "신경정신과를 미친 사람이나 가는 곳이라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미국 같은 경우 정신과 치료를 의료보험에서 제외시켜야 할 정도로 외래 환자들이 많은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거부감이 강하다. 가벼운 감기만 걸려도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우울증은 무조건 참고 견디면 된다는 생각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쳐 자살과 같은 불행한 사태를 불러온다"며 적극적인 치료에 나설 것을 권합니다.

그는 또한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율이 높아지는 사회 현상에 주목해야한다면서 "우울증은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질병이다. 병원을 찾아 적당한 치료만 받는다면 완치가 가능한 질병을 방치해 심한 경우 자살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폭넓은 관심을 당부하고는, 우리 사회가 하루 빨리 신경정신과 치료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0월 보건복지부는 국민 정신건강증진 및 우울증 예방사업이 포함된 <자살예방대책 5개년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정부 역시 더 이상 우울증과 같은 정신과 질환을 개인의 문제로 버려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비영리기관이나 전문가로 구성된 학회를 중심으로 우울증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교육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울증으로 인한 사회·경제 부담을 연구하고 교육하기 위한 비영리 기관인 'SEBoD(Socio-Economic Burden of Depression) 코리아'는 지난 10월 보건복지부와 함께 '우울증 탈출 무료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으며 대한우울·조울병학회 역시 11월 1일부터 5일까지 전국 23개 종합병원과 정신보건센터에서 '2004년 우울증 선별 주간' 행사를 갖고 시청각 교재를 통한 우울증 교육, 우울증 선별검사, 정신건강 전문가 상담 등 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에 인류를 괴롭힐 질병으로 우울증을 꼽고 있습니다. <2003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역시 우울증으로 외래진료를 받은 환자수가 1995년에 비해 6.5배나 증가해 우울증으로 인한 사회경제 부담이 늘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음의 감기'라고 할 만큼 매우 흔한 정신장애 중 하나인 우울증을 흔히 "마음을 굳게 먹거나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결코 마음이 약해서 생기거나 의지로 없애 버릴 수 있는 병이 아닙니다. 그러나 일단 치료를 받으면 70%-90%까지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기도 합니다.

우울증 조기치료는 개인 건강뿐 아니라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아직도 우울증이나 신경정신과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계시다면 이제는 그 편견에서 벗어나시기 바랍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릇된 편견에서 깨어나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은 나와 내 가족 뿐 아니라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어가는 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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